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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게시판

제목	당신을 만나 행복하고 또 아픕니다
작성	hunwoo116
구분	독서교육
조회	2961
한 사람의 생애를 다룬 책들은 참 많다. 예전에 아주 감명깊게 읽었던 전태일 평전부터 가장 최근에 읽었던 체 게바라 평전까지... 이 책 우연히 내게 왔다. 서평이벤트 당첨으로. 더 급한 일들이 산적해있는 관계로 나의 권유에 의해 먼저 아이가 읽었다. 5학년 아이가 읽기엔 좀 어려운 책이지만 독서력이 있는 녀석은 읽고나서 내게 충고도 아까지 않았다. 비룡소에서 출판한 ’대통령이 된 통나무 집 소년 링컨’이 잘 읽히고 이해하기 쉬우며 세세한 이야기들이 담겨있어서 아이들이 읽기에는 무리가 없을것 같다고 했다. 이 책은 독서력이 있는 고학년이나 중학생 정도 읽으면 좋을듯하다고... 나는 읽고나서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고 했고, 오늘 오후에 시작해 조금전까지 모두 읽었다. 식탁에 앉아 독서삼매에 빠져서 11시가 훌쩍 넘었다는것도 알아채지 못해 또 아이의 취침시간이 늦었다. 읽어보니 아이의 생각이 옳다. 뭐라해야할까. 링컨을 읽고나서 침대에 들어갔다가 다시 일어나 책상앞에 앉았다. 수업이 있는날이라 잠이 부족하면 안되겠기에 내린 결정이었는데, 눈을 감으니 야윈 링컨이 떠오르면서 눈가로 주루룩 눈물이 흘러내렸다. 너무도 인간적이어서 오히려 비현실적으로 느껴질때도 있는 그의 영혼을 위해 기도했다. 이 책은 미국이란 큰 나라의 대통령에 두 번이나 당선됐던 대통령에 대한 얘기지만, 그의 공적을 치하하거나 미화하는 그런류의 이야기가 아니다. 찢어지게 가난한 통나무집에서 태어났고, 부모는 무지했으며 공교육은 거의 받지못했던 고달픈 어린시절을 보낸 한 소년이 자신의 야망을 이루어가는 성공스토리가 아니다. 지극히 평범한 한 인간이 극적인 순간들을 맞이하고 극복해가면서 순간순간 느낀 고통과 고독, 아픔들과 외로움이 고스란히 만져지는 리얼스토리다. 마치 감동적인 한편의 다큐를 본 느낌이랄까. 그의 고통이 감지되면서 내 가슴까지 먹먹해지곤했다. 사실 한 사람의 일생을 작은 책 한권에 담아낸다는 것은 애초에 어불성설일지 모른다. 이 책에도 에이브의 유년시절부터 그가 암상당하던 시기까지의 이야기가 큰 맥을 타고 흐르고 있지만 역시나 갈증을 느끼게 한다. 우연한 기회에 <모닝 포스트>의 ’인물과 회고록’에 실린 아브라함 링컨에 대한 칼럼을 읽고나서 그에 관한 자료들을 찾아보고 이 책을 쓴 데일 카네기처럼 더 많은 관련책들을 찾아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홉살 어린 나이에 엄마를 잃어버린 소년 링컨은 일찌감치 생의 이면에 눈뜰 수밖에 없는 비참한 현실을 경험하며 청년이 되어간다. 열다섯이 되어서야 학교에 다니게 되었지만 그마저도 오래 지속되진 못했다. <<그 무렵 그는 공부의 참맛을 톡톡히 느꼈고 학교에서 배운 것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어 집에서도 공부를 했다. 종이가 귀하고 비쌌기 때문에 솣으로 널빤지에 글을 쓰기도 하고 오두막집의 벽에 수학문제를 풀고 그 면이 새까맣게 되면 칼로 그것들을 긁어내곤 했다. 그는 책 살 돈이 없어 책을 빌려다가 내용을 베낀 다음 실로 묶어 공부했는데, 그가 죽었을때, 그의 의붓어머니가 그것의 일부를 가지고 있었다.>> ~ 22p 위 문장들에서 알 수 있듯이 링컨의 환경은 최악이었다. 그는 닥치는대로 일을해야했고 포구에서 일하던 시기에 흑인노예들의 실상을 알게 되었다. 팔려고 하는 노예의 주인과 사려고하는 사람들, 그리고 하나의 사물처럼 취급받는 흑인노예들을 보면서 그는 ’도저히 참을 수 없는 분노’에 치를 떨며 ’노예제도를 없앨 기회가 온다면 반드시 없애고 말겠어’라고 맹세한다. 외롭고 힘겨운 청년시절을 보내던 링컨에게도 사랑이 찾아온다. 하지만 그녀에겐 이미 정혼한 사람이 있었다. 당시 우체국에서 일하던 링컨은 일방적인 약속을 남기고 떠난 정혼자 맥닐의 소식을 애타게 기다리는 앤에게 편지를 배달한다. 하지만 그녀의 바람과는 달리 그에게선 아주 가끔 두어번의 소식이 있고나선 그마저도 끊긴다. 사랑하는 여인이 떠나간 사람으로 인해 괴로워하자 <그>를 찾아주겠다고 마음먹는 링컨의 마음이야말로 진정한 사랑이 아닐까. 그의 인간다움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결국 맥닐의 사랑이 진실이 아니었음을 깨달은 앤은 한결같은 진실한 사람이었던 링컨을 사랑히게 된다. 연인이 오후의 한적한 숲길을 산책한다든지 오솔길을 걸어가는 모습은 상상하는것만으로도 행복이 넘실거린다. 하지만 불행한 운명을 타고난 링컨에겐 그마저도 잠시 꿈처럼 스러져버린다. 사랑했던 연인의 죽음을 지켜보며 고통으로 일그러졌을 그의 영혼.... 아홉살에 어머니를 떠나보내고, 난생처음 진실로 사랑했던 연인을 떠나보낸 그는 깊은 우울증에 빠진다. 누구라도 그지경이면 상실감을 어쩌지못해 미쳐버리거나 자살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는 그녀가 떠나고 2년이 넘도록 그 깊은 상실감에서 헤어나지못하고 괴로움에 사로잡혀있었다고 한다. 주변 사람들이 그의 자살을 염려해 칼을 치운다든지 늘 지켜보는 그런 상황이었다고. 명예욕에 불타는 한 여자를 만나 그의 삶에 어두운 그늘을 드리우게 되는 결혼과 정치입문, 그리고 사랑하는 아들의 죽음, 대통령에 당선되자마자 겪게되는 남북전쟁, 대통령으로서의 권위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그의 모습, 대통령으로 존중받지 못하는 안타까움, 두 번째 대통령 당선과 암살까지.... 전체적으로 암울하게 쓰여진 이 책을 읽는내내 가슴이 먹먹하고 슬프고 답답하고 힘이 들다고 느꼈다. 링컨이 고통스러울땐 내 마음도 고통을 느꼈고, 그가 무시당할 땐 분노가 일어났다. 앤과 그의 아들이 죽었을 때 그의 아픈 눈물을 지켜보며 내 마음도 같이 아프고 같이 울었다. 그가 죽은 이유가 하도 사소해서 심장이 멎을듯 아팠다. 그토록 치열했던 한 사람의 일생이 그렇게 사소한 욕망앞에 무참히 스러질 수 있다는것에 치가떨리도록 존재가 가벼워서.... 이 책의 묘사는 사실적이고 생생해서 하나하나의 사건들이 마치 눈앞에 펼쳐진 들판에 일렁이는 바람이 수풀을 누이듯이 선명하게 형상화시키는 매력이 있다. 나는 다큐멘터리를 감상하듯 이 책을 읽으며 200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농장에서 새까맣게 그을린 링컨을 만났고, 그의 생을 통해 유일하게 행복을 느꼈을것처럼 느껴지는 시절, 아름다운 여인 앤과 데이트하는걸 지켜봤으며, 그녀의 죽음을 애통해하는 그의 손을 가만히 잡아주기도 했다. 그의 삶의 철학처럼 결국 진실이 승리한다는것은 진리중의 진리이다. 그는 노예제도의 존폐문제로 남북이 치열하게 전쟁을 치를때도 단순히 전쟁에서 승리하는 것에 목적을 두지 않았었다. 남부연합국을 만들어 합중국을 이탈하는 상황을 지켜보면서 어떻게든 분열을 극복하고 합중국을 유지하는 것만이 최선의 길이라고 믿었고 그것을 실천했다. 어느나라든 정치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은 누구라도 링컨의 이러한 삶의 철학을 배우고 실천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것이다. 그가 잠든지 200년이 흘렀지만 지금 내가 느끼듯 그의 진실을, 그의 인류애를, 그의 정직함과 순수함을 모든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 ** 어색한 문장이거나 오타가 있는 문장들이 꽤 눈에 띄었다. 사람이 하는일이니 당연히 실수가 있을 수 있음을 이해하면서, 그래도 눈에 띈이상 얘기해야 하는 것이 옳다고 판단되어... P42- 20행 맥닐은 편지에 오하이오를 건너다가 열병에 걸려 혼수상태로 3주를 누워 있는 바람에 곧바로 편지를 쓰지 보내지 못했다고, 저간의 사정을 밝혔다. P103-11행 나는 정오 무렵에 점심을 먹으로(먹으러) 집으로 갔다가 한 시간후쯤 돌아오곤 했는데, P117-4행 메리 토드는 남편 링컨이 1848년에 잃었던 대중의 지지를 다시 얻고, 정치적으로 복원하여 상원의원이(상원의원에) 당선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는 것을 직감했다. P137-19행 시카고가 흥분이(흥분에) 도가니일 때 스프링필드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었을까? P207- 17행 9시 20분, 연극의 1막을(1막이) 상연되고 있는데 대통령 일행이 극장 안으로 들어왔다. P209- 9행 그는 더 이상 어떤 소리로(소리도) 낼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