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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3. 결론 쓰기

1. 결론의 역할

본론에서 논제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를 폈다면, 결론은 이러한 논의를 최종적으로 마무리하는 단계이다. 즉 결론은 본론의 세부적인 주장을 간결하게 정리하면서 주제를 다시 한 번 강조하는 역할을 한다. 물론 논제에 대한 핵심 논의가 제시되는 본론이 논술문의 핵심임은 분명하지만, 결론에서 이러한 논의를 제대로 정리하지 못하면 글의 초점이 불분명해짐으로써 주제를 선명하게 드러낼 수 없다. 따라서 결론의 구성은 단지 논술문의 형식적 측면에서뿐만 아니라, 내용 면의 완결성을 위해서도 필요한 작업이다.

2. 결론의 중요성

1) 결론은 본론까지 쓴 글과 논리의 총결산이자 논증의 귀결이다. 결론은 서론, 본론의 내용과 논리적으로 긴밀한 연관성이 있어야 한다. 논증의 필연적 귀결이자 필요 불가결한 것이어야 한다. 서론, 본론과 단절된 억지로 만든 결론이어서는 안 된다.

2) 결론은 서론과 반대로 삼각형의 구조로 쓴다. 글이 자연스럽게 끝나지 않고 부담을 주면서 끝나거나 논리 비약으로 끝난다면 효과적인 결론 쓰기라 할 수 없다. 요약, 강조 등의 방법으로 논의의 결론을 분명히 매듭짓고, 다시 일반적인 진술로 점진적으로 되돌아가는 것이 결론 쓰기의 핵심이다.

3. 결론의 구성

1) 본론의 요약․정리

논제를 중심으로 논의의 큰 틀을 요약․정리한다. 이 때 주의할 점은 본론의 세부적인 내용까지 정리할 필요는 없다. 주어진 논제에 대해 본론에서 제시했던 개개의 논거를 모두 다 기술하는 것은 결론의 논의를 필요 이상으로 장황하게 할 뿐이므로, 각각의 논제에 대한 논의 중 그 핵심만을 담아 간결하게 기술해야 한다. 실제로 주제를 선명하게 부각시키는 것이 결론의 주 역할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본론의 요약․정리보다는 후술하는 ‘주제의 재강조’에 초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2) 주제의 재강조

이미 본론의 논의를 통해 여러 소주제는 도출된 상태이다. 따라서 결론에서는 이러한 소주제를 아우르며 다시 한 번 강조하는 내용으로 주제문을 구성한다. 그 후, 주제문을 중심으로 이러한 주제문이 설득력 있게 전달될 수 있는 내용을 기술한다. 예컨대 ‘과제해결형’ 문제라면 문제의 심각성 및 문제 해결의 중요성을, ‘옹호논박형’ 문제라면 올바른 선택의 중요성을 주제문 앞에 언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더불어 주제문 이후에, 주제문이 요구하는 의식이나 행위가 이루어질 때 얻을 수 있는 긍정적 효과를 전망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3. 결론쓰기의 유의점

결론은 본론에서 펼친 논지들을 요약하고 정리하는 역할을 한다. 이 경우 너무 짧은 글일 경우에는 요약이 의미가 없으므로 요약은 하지 않는다. 주장의 의미를 확인하고 전망을 제시하는 역할도 아울러 하게 된다. 결론 쓰기에서 주의할 점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상투적인 방식을 탈피하여 개성을 살린다.

2) 요약을 할 땐 단순 반복이라는 느낌이 안 들도록 업데이트하자.

3) 핵심 주장을 강조하고 미래 비전이나 해결 방안을 함께 쓰자.

4) 아무쪼록, 어쨌든, 어쨋거나, 어차피, 여하튼, 좌우지간 등과 같은 불확실한 단어는

    삼가자.

5) 관념적 주장보다 구체적 대안 제시에 힘쓰자.

6) 의식 개혁만 유도하지 말고 제도적 방법과 병행하도록 하자.

7) 그래서 어떻게 하라는 건지 확실히 알도록 들이대자.

4. 결론 쓰기의 방식

1) 요약·정리하면서 끝맺기

가장 보편적인 방식이다. 앞에서 논의한 내용을 그대로 반복하거나 소주제를 그대로 옮겨 적어서는 안 된다. 그대로 반복하기보다는 보다 압축된 표현으로 총체적 결산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예문] ☞ 이와 같이, 국가를 새로 제정해야 한다는 논의는 피상적인 관찰에 근거한 것이다. 국가는 뼈아픈 고통의 역사 속에서 우리와 항께 하여 왔던 노래이며, 겨레의 얼이 숨 쉬고 있는 노래인 것이다. 지금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국가를 새로 제정하는 것이 아니다, 애국가가 지닌 이상과 정신을 온 국민에게 고취시키는 일이다. 그리고 애국가가 후손들에 의해서 더욱더 자랑스럽게 불릴 수 있도록 다 함께 노력하는 일이다.

[예문] ☞ 이처럼 영상 매체는 우리 생활 깊이 자리 잡은 만큼 우리에게도 긍정적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 영상 매체의 악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가 영상 매체에 대한 성숙된 의식이 필요하다. 먼저 시청률에 중점을 두지 않고 유익한 프로그램을 만들려는 제작진들의 의식의 변화가 필요하며, 시청자들은 무조건 받아들이기보다는 비판적인 시작으로 좋은 프로그램을 가려낼 수 있는 성숙된 의식이 있어야겠다.

2) 강조하면서 끝맺기

강조, 행동 유발, 경고하면서 끝내는 방식임. 직접적으로 촉구하거나 경고하기보다는 간접적으로, 또는 암시적으로 촉구, 경고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인 방식이다. '∼반성해야 한다.', '∼하자.'는 식의 끝맺음은 너무도 상투적이고 부자연스러운 표현이니만큼 간접적이거나 암시적으로 강조, 촉구하는 표현이 좋다.

3) 문제를 확대시키며 끝맺기

논의의 결산을 하고 나서 그 논의와 관련된 전망이나 당부를 하는 방식으로 끝내거나, 구체적인 논의의 결과를 그와 관련된 일반적인 문제로 일반화시키면서 끝내는 방식이다. 그러나 억지로 문제를 확대해서는 안 되며, 일반적 진술로 문제를 확대시키는 것이 꼭 필요하거나 보다 설득력 있다고 판단될 때만 덧붙인다.

4) 제시에 의한 끝맺기(주장 + 당부 - 재촉)

 '문제 제기-문제에 대한 논의-문제 해결 방안 제시' 또는 '주장-논증-주장 반복'의 방식으로서, 가장 많이 선택되는 방식이다. 이미 제기되었거나 본론을 통해 암시되거나 논의된 내용으로 마무리 부분에서 다시 한 번 반복하는 이 방식은, 주장을 분명히 하여 독자들을 설득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효과적이다.

[예문] ☞ (주장) 우리의 말은 마땅히 우리의 문자로 기록되어야 한다. (당부) 마찬가지로 우리의 문화나 우리의 삶 또한 우리의 말, 우리의 문자로 영위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재촉) 따라서 한글 전용은 중요하고도 시급한 훈제가 아닐 수 없다.

[예문] ☞ (주장) 정부는 환경에 대한 올바른 이해의 시각을 갖고 개발 우선주의 사고를 버리고 환경과 개발이 조화를 이루는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당부) 그러기 위해서는 환경을 정부가 독점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사고방식을 버리고 국민과 함께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는 자세의 전환을 보여 주어야 한다. (재촉) 또한 환경 정책에서 시장 기능을 도입하여 정부가 아닌 민간인이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적 보안을 서둘러야 한다. 이렇게 될 때 우리의 환경은 보존될 수 있을 것이며 보다 나은 환경 여건을 후세에게 물려주는 지혜로운 조상으로 남을 수 있을 것이다.

5) 속담, 격언, 명언, 학설, 이론, 통계 등을 인용하며 끝맺기

남의 말이나 격언, 속담 등을 인용하면서 결론을 한정시키는 방식이다.

[예문] ☞ 선학에서는 사람의 생명뿐 아니라, 하등 동물, 심지어는 산촌 초목에까지도 생명의 존엄성을 확대하고 있지만, 이는 지나친 이상론으로 지금 당장은 우리 눈앞에 많은 문제를 지니고 있는 사람 존엄성을 우선으로 강조해야 될 것이다. 슈바이처 박사가 “만일 인간이 생명과 자신과의 관계를 생각한다면, 틀림없이 모든 생명에 생의 경외심(敬畏心)을 갖게 될 것이다.”라고 한 바와 같이 생명은 참으로 신비롭고 경이로운 것이다.

[예문] ☞ 현대의 신문, 잡지 등의 특종 기사는 '슬픔으로 몸을 가누지 못했다.', '눈물을 머금고'. '푸른 하늘도 앞날을 축복하는 듯하였다.' 등의 사실적 감정과는 동떨어진 감상적인 말투를 곧잘 사용한다. 이것은 감상주의가 대중성과 관계가 있음을 입증한다.

<이상섭, '감상주의'에서>

6) 수사 의문문으로 끝맺기

[예문] ☞ 민주주의가 가장 발달한 영국에서도 학생에 대한 체벌은 허용된다고 한다. 부모들의 과보호도 지양되어야 할 문제의 하나이지만, 체벌에 대한 과학적인 방법도 세밀히 검토되어야 할 사안이라 할 수 있다. 체벌은 단지 매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 속담에도 미운 자식 떡 하나 더 주고, 고운 자식 매 하나 더 준다고 하지 않았던가 ?

7) 현상을 경고하면서 끝맺기

신문 사설과 같이 시사적인 문제를 다루는 논술에 사용하는 것이 좋다.

[예문] ☞ 수출의 전도가 하루가 다르게 험난해지고 있는 데 비추어 우리의 대응 태세는 너무나 무기력해 보인다. 새 정부가 검토하고 있는 경제 활성화 대책에는 수출 활성화를 위한 적극적인 처방이 반드시 포함돼야 할 것이다. 수출의 초비상 사태 하에서는 정부 교체 이전에도 시급히 대처해야 할 과제들이 한 둘이 아니다. 그것은 과도기의 공백을 한 치도 허용할 수 없는 시급한 사안이라는 것을 당국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중앙일보, '수출 위기의 문제' 中에서>

8) 남은 과제를 제시하며 끝맺기

[예문] ☞ 이상과 같은 고찰은 그의 시집 <님의 침묵>을 중심으로 한 것이었음은 머리말에서 이미 밝힌 바와 같다. 그러나 그의 다량의 유작들을 포함한 만해 시의 전반적 포괄적인 작품 연구는 여전히 하나의 과제로 남는 셈이다.

(9) 여운을 남기면서 끝맺기

[예문] ☞ 사람은 소위 '자기 주장기'로 불리는 l0~12세에 부모의 보호 우산 아래를 떠나 사회 속에서 자기를 확인하는 것이 정상적인 성장임은 역사가 입증하고, 또한 오늘날 문명국들서 실천하고 있는 바이다. 그건, 우리나라에서는 과보호가 20대 후반까지 연장되고, 사회 속에서의 상대적 '나'를 확인할 겨를도 없이 사회에 유임되어 자기중심적이고, 남을 깔보며, 협동심이 없고 달라진 환경에 적응력이 약할 뿐더러, 끈기며 참을성이 전혀 없어 조그마한 자극에도 발칵 한다. 그러한 심적 상태에서 파랑새가 아무리 가까이 있다고 한들 그것이 보일 리가 없기에, 티르티르와 메티르처럼 이곳저곳 헤매다가 지쳐 버린다. 하지만 티르티르와  메티르는 결국 지금 살고 있는 가까이에서 파랑새를 찾고 있지 많던가.......

(10) 질문과 대답의 형식으로 끝맺기

[예문] ☞ (질문) 그가 어찌 존재 가치로서의 문학을 대변하는 자에게 앙가주망을 강요할 수 있었을 것인가? 말년에 들어 그가 말라르메나 보들레르를 위대한 참여 시인으로 추켜세우면서 사실상 문학의 앙가주망을 포기할 때, 우리는 그가 지향했던 부정의 정신 편력이 무엇을 의미했던가를 짐작할 수 있다, (대답) 그는 결국 출발에서와 마찬가지로 문학의 자율적 세계에 도달해 있었던 것이다. <오세영, '사물의 언어'에서>

윗글은 시에 있어서 언어의 중요성을 논술한 긴 글의 결론이다. 프랑스의 철학가요 작가인 사르트르의 언어관을 논하며 그의 앙가주망을 비판하는 글이다. 질문과 대답의 형식으로 결말을 맺을 때 서론과 마찬가지로 독자를 겨냥한 질문이 아니다.

5. 결론의 유의점

1) 일관된 논점을 유지할 것

논술문은 서론에서부터 결론에 이르기까지 일관된 논점을 유지해야 한다. 따라서 서론에서 보인 문제의식, 본론의 세부적인 논의, 주제를 재강조하는 결론의 논의는 긴밀하게 연결되어야 한다. 서론의 문제의식을 부정하거나(例 - 서론의 문제의식에 따라 환경 문제의 원인과 대책을 논했음에도 불구하고 결론에서 환경 문제의 심각성을 부정하는 경우), 새로운 문제의식을 보이는 것(例 - 같은 문제에서 환경 문제 이외에 다른 중요한 국가적 과제가 있음을 주장하는 경우)은 금물이다. 특히 옹호 논박형의 문제의 경우, 본론에서 자신이 특정 견해를 지지하는 입장을 밝혔음에도 결론에서 그 견해가 가지는 적합성에 의구심을 드러내거나, 어정쩡한 조화론을 펴는 경우도 피해야 한다.

2) 논제에 대한 새로운 논거를 제시하지 말 것

특정 논제에 대한 세부적인 논의를 이미 본론에서 폈음에도 불구하고, 결론에서 그 논제에 대한 구체적인 논거를 새롭게 드는 경우이다. 예컨대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한 제도적 방안을 본론에서 서술한 데 이어, 결론에서 의식적 측면의 변화를 새롭게 당부하는 것이 그것이다. 논제를 뒷받침하는 논거는 해당 논제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지는 본론에서 통일적으로 다루어져야 하며, 결론은 이러한 논의를 요약․정리하고 재강조하는 단계라는 점을 잊지 말자.

3) 상투적인 표현을 피할 것

비슷한 내용의 수많은 답안을 읽어야 하는 채점자들에게는 천편일률적인 내용보다는 개성 있고 참신한 글이 좋은 인상을 줄 수 있다. 예컨대 ‘이상으로 ～에 대해 알아보았다’, ‘따라서 우리 사회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해야 한다’와 같은 도식적이고 상투적인 내용은 피해야 한다. 이보다는 자신의 주장과 궤(軌)를 같이하는 고전이나 권위 있는 주장을 인용하는 것이 참신하면서도 폭넓은 배경 지식을 보이는 데 유리할 것이다. 

4) 적절한 분량을 유지할 것

결론 자체는 논의의 핵심 단계가 아니므로 결론이 지나치게 장황해서는 안 된다. 또한 한두 문장 정도의 결론은 단지 제언에 불과하며 이전의 논의를 효과적으로 마무리할 수 없다. 1,200자 정도의 글이라면 글 전체의 20%(200~300자) 정도로 결론을 구성하는 것이 무난하다.

6. 결론쓰기의 실제

1) 본론 요약(ⓐ) - 상술(ⓑ) - 주지(ⓒ)

(결론) : 정신문화와 기계 문명의 균형과 조화를 통한 현대 사회의 문제점 극복

[예문] ☞ ⓐ 요컨대 기계 문명과 정신문화 중 어느 하나의 편중은 다른 한 쪽의 결여를 가져와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기계 문명과 정신문화를 조화롭게 발전시켜야 한다. ⓑ 특히 현대 산업 사회는 물질문명에 치우쳐 인격 및 인간성의 상실을 초래하고 있다. 개인이 조직된 집단 속에서 그 생명력을 상실당하고 있으며, 생산의 수단으로 전락되고 있는 불행을 자초하고 있다. ⓒ 이제 우리 모두는 정신적 가치가 속하는 문화에 관심을 기울이고, 학문과 예술적 창조에 참여하여 건설적 가치관을 가지고 사회에 임해야 하겠다. 이러한 노력으로 정신과 물질의 균형과 조화를 회복했을 때 인류는 밝은 미래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2) 본론 요약(ⓐ) - 주지(ⓑ)

(결론) : 청소년의 독서 태도에 대한 아쉬움

[예문] ☞ ⓐ 인격을 수양하고 건전한 정서를 함양해야 할 청소년이 흥미 위주의 대중 서적에 탐닉해서 인생에 대한 진지한 태도를 잃고 건전한 사고를 해치는 것은 간과할 수 없는 문제다. ⓑ 마음을 살찌울 수 있는 고전들과 폭넓은 지식을 얻을 수 있는 전문 서적들을 탐독하는 태도가 아쉽다.

3) 주지(ⓐ) - 상술(부연, ⓑ)

(결론) : 과학 기술과 이성

[예문] ☞  ⓐ 어려운 환경의 변화에 적응하며 오늘의 문명을 이룬 것도 이성의 덕분이었으며, 오늘날 산업 사회의 과학 기술 문명을 반성하여 장래를 걱정하는 것도 이성이 살아있기 때문이다. ⓑ 극도로 발달한 오늘날의 과학 기술은 그 폐해와 함께 인간으로 하여금 올바른 이성을 회복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주기도 하고, 영향력을 발휘하기도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