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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하면 감점 당한다>

수시 정시 논술 주의사항 20가지

1. 긴 문장

 아무리 깊이가 있고 좋은 내용이라고 해도 문장이 너무 길면 이해하기 어렵다. 문장이 길면 내용 전달이 안 돼 채점관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심을 수 없다. 가급적 짧은 문장이 의미전달에 유리하다. 짧다는 것은 구체적으로 몇 자까지 한계를 정하는 것은 아니다. 한 문장에 하나의 내용만 포함하는 게 바람직하다.

 *4060법칙 = 한 문장은 가급적 40자 이내(띄어쓰기 포함). 아무리 길어도 60자 이내.

2. 수동태

 학생들에게 영어식 표현인 수동태는 낯설지 않다. 오랜 시간 영문을 번역한 탓이다. 우리 글에서도 영문법 영향으로 수동태가 우리 것인 양 쓰이고 있다. 그러나 우리 문장에는 원래 수동태가 없다. 논술에서는 국적불명의 수동태는 삼가는 게 좋다. 예를 들어 ‘그의 모습은 침울하게 보여졌다’는 ‘그의 모습은 침울했다’나 ‘그는 침울하게 보였다’로 쓰는 게 자연스럽다.

3. 이중부정

 강조를 위해 때론 부정에 부정의 표현을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이중부정은 논술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부정어를 중복하면 쓸 데 없이 문장만 길어져 정확한 뜻 파악이 어려워진다. 논리적 문장은 표현이 명확하고 간결한 게 유리하다. 예를 들어 ‘그가 천재가 아님을 모르는 바가 아니다’는 ‘그는 천재가 아니다’로 단순화해야 한다.

4. 현학적 표현

 수준 높은 글은 모든 이가 추구하는 바다. 그러나 기본을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 박식함을 과시하기 위한 글은 유치해지기 쉽다. 실제 생활에서도 아는 것이 별로 없는 사람이 아는 척을 하면 상대방이 불편하다. 글은 대화와 마찬가지다. 읽는 이(채점관)이 편해야 한다(글씨를 또박또박 정서해야 하는 것도 이 때문). 어려운 내용도 쉽게 풀어 전달하는 게 좋다. 따라서 고3 수준에 맞는 어휘를 선택해 논리를 전개하는 게 무난하다. 예를 들어 ‘위에서 고찰한 바와 같이~’는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라고 표현하는 게 더 편안하다.  

5. 일본식 표현

 우리 말에서 대표적인 일본식 표현이 ‘의’다. 일본어 ‘노’의 영향을 받아 필요하지 않은 경우에도 ‘의’를 자주 쓰고 있다. 예를 들어 ‘양복의 안주머니’에서 ‘의’는 필요가 없다. 또 조사 ‘의’는 문장 구조상 뜻이 애매한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뜻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게 의사 전달에 효과적이다. 예를 들어 ‘제주도의 한라산’은 ‘제주도에 있는 한라산’으로 ‘브라질의 오렌지’는 ‘브라질에서 생산된 오렌지’로 쓰면 의미가 분명해진다. 참고로 ‘의’를 쓸 때는 반드시 ‘의’를 없앤 문장을 한 번 생각해 본 후에 사용하자. 대부분 없어도 의미가 잘 통한다. 의미전달에 지장이 없을 때는 과감하게 ‘의’를 빼면 된다.

6. 문체의 혼용

 논술은 ‘~이다’처럼 평어를 쓴다. 그런데 평어로 쭉 쓰다가 ‘~입니다’와 같은 경어를 쓰는 경우가 있다. 단순한 주의 부족이지만 자칫 당락이 바뀔 수도 있다. 문체의 혼용은 눈에 쉽게 띄인다. 형식에 관한 문제지만 내용에도 영향을 미쳐 일관성이 없다는 느낌을 준다. 글이 허술하게 보이기 때문에 설득력이 약해진다. 참고로 선생님 부모님 등 불필요한 존칭, 그리고 ‘나’, ‘너’, ‘우리’와 같은 주관적 표현은 객관적인 글인 논술문에서는 가급적 사용하지 않는다.

7. 진부한 표현

 창의적인 글은 참신한 글이다. 시대 감각에 떨어지는 단어나 표현은 글의 무게를 떨어뜨린다. 예를 들어 ‘오른손 스트레이트는 그의 전매특허다’에서 전매특허는 전매청에서 나온 말이다. 그런데 전매청은 담배인삼공사로 바뀐 지 오래이므로 이런 단어는 적합하지 않다. 그냥 ‘오른손 스트레이트는 그의 주무기다’가 좋다. 또 ‘정신일도 하사불성’,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도 진부한 표현이다.

8. 인터넷 용어

 수험생이 특히 주의해야 할 용어가 인터넷 언어다. 국문법 파괴의 대표적 사례인 채팅 용어를 논술에서 쓰는 것은 치명타다. ‘방가 방가’, ‘하이루’, ‘~여’ 등 인터넷 용어는 무조건 쓰지 않는다. 또 마음대로 만든 조어도 금물이다. 예를 들어 ‘그의 의견은 논외로 했으나 나에게는 논내다’에선 논내는 논외에 대비되는 말로 보이나 사전에 없는 단어다.

9. 나열형 어미

 긴 문장은 논술에 적합하지 않다. 문장이 긴 것은 ‘~인데’, ‘~이나’, ‘~이고’ 등 나열형 어미를 쓰기 때문이다. 이런 문장은 읽는 데는 큰 불편이 없으나 읽고 난 뒤엔 정리가 잘 안 된다. 따라서 분명하기보다는 막연한 느낌만이 남는다. 그래서 이런 어미 대신 문장을 단순화하기 위해 접속사를 적절하게 사용하는 게 좋다.

10. 모호한 논지

 논술을 구체적이고 객관적 사실에 근거해 자신의 의견을 전개해야 한다. 즉 일반적인 사실과 내 주장을 분리해야 한다. 하지만 객관적 사실과 자신의 의견을 모호하게 표현하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당분간 미국과는 교류를 삼가는 편이 좋다고들 합니다’를 보자. 이는 자기의 주장임에도 불구하고 일반인의 의견이라는 형태를 빌렸다. 따라서 일반적인 사실과 자기의 주장이 구별되지 않아 논지가 애매하다.

11. 은어-속어

 바른 말을 글로 표현해야 한다. 학생들 사이에서 통용되는 은어나 속어를 쓰면 감점 대상이다. 논술은 보편타당성이 있는 언어로 내 사고를 정리하는 기술이다. 그런데 청소년들끼리만 쓰는 말을 쓴다면 채점관이 받아들이기 어렵다. 예를 들어 ‘폼이 난다’를 ‘뽀대 나지’, 또는 ‘가오 살지’로 표현하는 경우다. 또 가짜를 ‘짝퉁’이나 ‘짭’으로 쓰는 것 등도 마찬가지다.

12. 주관 없는 표현

 불확실성 시대는 학생들의 언어에도 영향을 미쳤다. 분명한 사실임에도 ‘~인 것 같아요’라고 하는 경우가 대표적인 예다. 일종의 책임회피 문화가 학생들에게도 스며든 결과다. 그러나 논술에서는 이런 표현이 용납되지 않는다. 수학을 100점 만점에 30점 맞은 학생이 ‘수학 점수가 낮은 것 같아요’라고 하면 안 된다. ‘수학 점수가 낮다’라고 표현해야 한다. 심지어 “점심을 먹었냐?”는 질문에 “먹은 것 같아요”라고 답하는 경우도 있다. 자기확신부족 표현은 그 자체로 논술에서 감점 대상이다.

13. 갑작스런 논지 전환

 논리 전개가 잘 되지 않을 때 쓰는 단어가 ‘아무튼’이다. 이 접속사는 지금까지 주장해온 논지가 갑자기 중단되거나, 이야기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감을 의미한다. 이 같은 접속사로는 ‘이야기가 다소 샛길로 빠지지만’, ‘여담이지만’, ‘어쨌든’ 등이 있다. 이러한 말들은 논리전개의 미숙을 드러내는 것이므로 피하는 게 좋다.

14. 시제 불일치

 논술은 현재시제가 원칙이다. 만약에 과거형으로 쓰면 일관되게 과거, 미래형으로 쓰면 계속 미래형으로 시제를 일치시킨다. 시제에 일관성이 없는 글은 산만해지고 가볍게 여겨진다. 예를 들어 ‘영희가 예쁘다’고 시작했으면 현재형으로 계속 써야 한다. 중간에 ‘영희가 예뻤다’거나 ‘영희가 예쁠 것이다’로 쓰면 시제가 불일치한다.

15. 1인칭 대명사

 논술문은 수험생인 내가 내 논리를 주장하는 글이다. 따라서 ‘그는 이렇게 주장했다’처럼 3인칭 대명사는 무방하다. 그러나 ‘나는 이렇게 강조한다’처럼 1인칭 대명사인 ‘나’를 사용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나를 내세우지 않고 기술적으로 표현해야 한다. 예를 들어 ‘그것에 대한 근거는 다음과 같다’처럼 나를 내세우지 않고 생각을 전개한다. ‘~라고 생각한다’도 마찬가지다.

16. 흑백논리

 자기의 주장을 밝힌다고 해서 ‘이것이다’ 또는 ‘저것이다’ 등 둘 중 어느 하나만이 옳고 다른 것은 틀리다고 하면 안 된다. 논술은 내가 선택한 주장에 대해 합당한 근거를 서술하면 된다. 보편성 있는 여러 논거에서 자기의 시각에 따라 어느 것이 더 효율적이고 바람직한가를 따져야 한다. 이 과정에서 내 논리만 맞고, 그 외의 것은그르다는 것은 독선으로 논술에서 특히 경계해야 한다.

17. 의문문

 논술은 전 과정에서 의문문은 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 수필 등에서는 의문문이나 청유형을 사용하기도 하지만 논술에서는 채점관에게 건방진 이미지를 줄 수 있다. 논술 시험에서는 문제가 주어져 있다. 그런 상황에서 답만 쓰면 되지 강조를 위해 의문문을 쓰는 것은 무의미하다. 예를 들어 ‘현대인은 불행하다’는 주제에 대한 논술에서 ‘현대인의 삶은 원시보다 행복할까?’로 묻는 것은 불필요하고, 따지는 듯한 느낌을 준다.

18. 논리 비약

 논리의 비약은 논리의 연관성이 없는 것이다. 논술의 생명은 논리이고 논거다. 논리의 비약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일본 아키히토 천황은 자신이 백제 무령왕의 자손이라고 밝혔다. 또 고대 일본에는 한반도에서 건너간 도래인들이 문물을 크게 일으켰다’는 역사적 사실을 근거로 ‘한국과 일본 민족은 같은 민족이다’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일본 민족에 한국인의 피가 일부 섞였다고 해서 같은 민족이라고 하는 것은 논리의 비약이다.

19. 추상적 주장

 논술의 생명은 구체성이다. 그런데 구체적 주장이나 대안 제시를 하지 않고 추상적인 표현으로 끝을 맺는 학생이 있다. 예를 들어 전통의 중요성을 쓰는 글이라면 ‘전통과 인습의 차이를 분명히 해야 한다. 그에 따라 전통은 지키고 인습은 버리는 게 대안이다’라고 결론을 내린 것은 좋지 않다. 이 경우 원론적인 주장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버릴 것과 지켜야 할 것을 적시해야 한다.

20. 감정 개입

 신변잡기가 아닌 논리적 주장을 하는 논술에는 주관적인 감정이 개입해서는 안 된다. 감정이 개입된 글은 객관성을 잃을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바람직한 선거문화를 논하라’라는 문제에서 ‘대한민국 사람들은 민주주의를 할 자격이 없다’고 글을 쓰는 것은 주관 개입으로 인한 객관성 결여의 예다. 논리적인 글이라면 ‘대한민국 국민 중 일부는 민주주의를 할 자격이 없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로 하고 그에 대한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